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Aaa’에서 ‘Aa1’로 강등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최근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이던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다만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해, 당분간 추가적인 등급 하향은 없을 것으로 예고했습니다. 이 조치는 단순한 등급 변경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신뢰도에 대한 평가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재정 상태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한 결과로, 향후 글로벌 경제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국 신용등급, 어느 수준인가
국제 신용등급 체계는 국가의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무디스의 이번 조치로 미국은 더 이상 최고 신용 국가로 분류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주요 국가들의 신용등급 비교입니다.
- Aaa 등급: 독일, 스위스, 싱가포르, 스웨덴, 호주, 캐나다
- Aa1 등급: 미국, 오스트리아, 핀란드
- Aa2 등급: 대한민국
- Aa3 등급: 영국, 홍콩
- A1 등급: 중국, 일본
무디스 외에도 S&P와 피치(Fitch)도 이미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한 바 있습니다. S&P는 2011년에, 피치는 2023년에 각각 미국의 최고 등급을 취소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미국은 소위 ‘신용등급 빅3’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을 박탈당한 상태입니다.
왜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졌는가
등급 하향의 핵심 요인은 미국의 높은 부채 수준과 구조적인 재정적자입니다. 무디스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 이자지출 부담: 다른 Aaa 등급 국가들의 이자지출 비율이 세수 대비 2% 이하인데 반해, 미국은 2023년 기준으로 12%에 달합니다.
- GDP 대비 부채 비율: 미국의 부채는 2013년부터 GDP 대비 100%를 초과했고, 2023년에는 123%까지 상승했습니다.
- 지속적인 재정적자: 미국 정부는 2001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지출이 급증했습니다.
무디스는 이러한 재정 상황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절한 재정정책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부채 규모, 얼마나 심각한가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으로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약 36조 2,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5경 7,440조 원에 이릅니다.
이러한 부채는 단기간의 결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재정 운영의 누적입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지출 항목이 급증하면서 부채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
- 의료보장(Medicare, Medicaid)
- 국채 이자 지급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정 지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면서, 부채 증가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는 미국의 재정 상황
미국 재정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흐름이 있습니다.
- 감세 정책: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공화당 후보로 나설 경우 대규모 감세를 재추진하겠다는 공약이 있습니다. 이는 정부 세수를 줄이고, 재정적자를 더 키울 수 있습니다.
- 정치적 교착 상태: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은 이미 몇 차례 셧다운 위기를 불러온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은 신속하고 체계적인 재정 관리에 큰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부채 한도와 디폴트 가능성
미국 정부는 연방 부채에 대해 법적으로 한도(cap)를 두고 있으며, 이 한도를 초과하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추가 차입이 가능합니다. 현재 부채 한도는 36조 1,000억 달러로, 사실상 거의 도달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부채 한도를 4조 달러 가량 상향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지만, 정치적 대립이 격화되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도 미국은 디폴트 위기를 수차례 겪은 바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심각한 불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신용등급 하향,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국 신용등급 하락은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져 왔고, 전 세계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이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신뢰 기반이 흔들릴 경우 다음과 같은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국채 금리 상승: 미국이 더 높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야 할 수 있습니다.
- 금융시장 불안: 안전자산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인해 주식·채권 시장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 환율 변동성 증가: 달러 가치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면 주요 통화 간 환율이 급변할 수 있습니다.
- 글로벌 신흥국 자본 유출: 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자금을 이동시키면 신흥국 금융시장에 충격이 갈 수 있습니다.
마무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미국의 신뢰도에 대한 경고라 할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재정적자, 부채 부담, 정치적 불확실성은 미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정부가 책임 있는 재정 정책과 정치적 합의를 통해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세계 경제가 이 충격을 어떻게 흡수해 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의 변화는 곧 전 세계적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향후 정책 변화와 시장 반응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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